2010-12-31 03:00 | 2010-12-31 03:00 |
때는 멀티미디어의 세상이라는 걸, 크리스마스카드만 받아도 느끼곤 한다. 올해도 클릭하면 화면이 열리며 움직이는 플래시 화면에 음악이 잔잔히 깔리는 e메일 카드를 여러 장 받았다. 그림과 소리가 아무리 멋있어도 역시 눈길을 붙드는 건 거기 적힌 문구다. 마음을 움직이는 덴 활자가 최고다. 최근 받은 e메일 카드 중 종이에 옮겨 오래 보존하고 널리 알리고 싶은 말이 있어 소개한다. ‘감사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억하라’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카드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아픔도 많았지만 축복이 더 많아 하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감사해야 할 일 또한 적지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정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강한 사회이며 그런 책을 재빨리 번역해 시장에 내놓을 만큼 문화적 인프라를 갖춘 사회이기 때문이다. 다음 번 대통령으로 누가 좋을지를 놓고 논쟁할 정도로 사람들은 자유로우며,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갈망할 정도로 사람들은 깨어 있다. 정치 언저리가 아무리 볼썽사나워도 정해진 선거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예측 가능한 민주사회이기 때문이다. 사교육에 휘둘리면서도 우리 청소년은 여전히 어른보다 몸도 크고 외국어도 잘한다. 무엇보다도 포탄과 어뢰 속에서 소중한 일상의 평화를 지켜낸 건, 참 감사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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