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희망(2010 한마음학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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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지은 동화극속의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꾸었던 꿈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가 자기안의 심상(心象)을 따라, 4년 동안 16번의 무대 위에서 ‘잠들지 않는 희망’을 연출하며 자아를 재발견하고 새롭게
구성(構成)해가는 파랑새의 주인공들인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외 없이, 전국의 13개 지역대학의 국어국문인은 ‘잠들지 않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전북 완주에 소재한
‘청정영성수련원’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2010 한마음학술제’라는 이름으로.
‘In spite of the rain’……
2009년 학술제의 기행문제목을 이렇게 잡았었다. 정말로 비가 억수같이 왔었던 까닭이다.
‘우중의 문학기행’, 아니 폭우 속 축제 그래서 더 추억이 되었던……
그 비가 인연처럼 이번 여정에도 동행을 했다.
장마철에 특별한 일도 아니련만, ‘문학인들의 축제와 비’의 상관관계에 의미에 의미를 더하여 본 저변에는, 여름의 높은 고도도
습한 날씨도 우리 안의 파랑새를 잠들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이다.
수도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펴고 접는 사이 수련원에 도착, 숙소를 배정받아 여분의 숨고르기를 한 후,
‘21세기의 전기수[傳奇叟]손종흠 교수님의 특강 남원문학사를 듣기 위해 대강당에 모였다.
뒷짐을 지으신 교수님 曰,
‘이 시대의 마지막 전기수는 자신’이라 하시며 조선 시대의 그것보다 더 흥미롭게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우리는 큰마음에 감사의 박수를 얹어 ‘과연 그러하옵니다’라는 마음으로 화답하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시듯 전기수의 글 읽기로 시작된 교수님의 강의
그 구성진 소리를 따라
"천하명산 오악지중에 형산이 높고 높다.
당시절의 젊은 중이 경문이 능통하므로 용궁의 봉명하고 석교상 늦은 봄바람에 8선녀 희롱한 죄로 환생인간하여……"로 시작되는
남원고사(南原故事)속을 넘나들고(우리는 고사속 보다 더 오리무중인 글줄을 따라가느라 헤매고)
특강 요약
주제: <춘향전>
판소리계 소설 춘향전은 두 개의 큰 틀로 이루어져 있다.
첫 째는 이별 터(오리정)에서 이별하기까지의 몽룡과 춘향의 이야기이며,
암행어사와 박색설화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그 두 번째이다.
이 틀 안에서 5단계로 이루어진 「춘향전」을 탐구한다.
1단계: 춘향과 몽룡의 만남(광한루)
2단계: 사랑이 이루어짐(월매의 집)
3단계: 이별<오리정(五里亭)>.몽룡 한양 가다=>조선시대 5 리(理)는 12Km~15Km인데, 관청에서 지방에 파견되었던 관리가
임무를 마치고 한양으로 올라갈 때는 이 곳 까지 배웅을 나와 술대접과 더불어 석별의 정을 비로소 나누었단다.
4단계: 재회(남원관아)
5단계: 춘향의 사후세계(무덤)
※ <춘향전>은 대한민국 복합적 문화 콘덴츠이다.
※ 한양(漢陽) :한수(漢水) 즉, 한강의 북쪽이라는 뜻이다. 물의 북쪽 산 즉, 북한산 남쪽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정자의 건축양식
※ 정(亭): 높이는 1층 높이에서 사방이 보여야 하며 기둥은 여섯 개로 한다(자연과 같은 높이에서 경관을 조망).
※ 루(樓): 기둥을 밑에 두고 2층으로 짓되 네모로 지어 높은데서 조망하게 한다.
※ 각(閣): 루와 비슷한 구조이기는 하나 규모가 더 크며 생활이 기능하도록 문을 해 단다.
※ 대(臺): 자리를 높게 설정,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게 짓는다(강원도 와수리).
* 오리정: 춘향의 오른 눈, 왼 눈에서 흘린 눈물이 두 개의 연못을 이룬 곳의 이별 터
* 버선 밭: 몽룡을 쫒아가다 버선이 벗겨진 곳(버선모양)
십장가: 관아에서 채찍을 맞으며 그 숫자에 맞추어 자신의 절개를 읊던 노래
육모정(六茅亭): 춘향의 무덤
광한루: <춘향전>의 배경이 되는 유적지
박색설화: 고전의 소설 주인공은 반드시 결혼을 해야 했다(조선)
선비와 못생긴 춘향이 사랑을 나누다 선비가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갔다. 뜻을 이루지 못한 선비는 춘향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낙향을 한다. 이를 알지 못한 춘향은 선비를 기다리다 그를 잊지 못하고 목을 매 죽는다. 이것이 박색고개의 설화로 훗날 <춘향전>을 탄생시킨다.
그녀가 죽은 후 3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자 남원 주민들이 춘향을 미녀로 만들어서 제사(기우제)를 지냈다. 후에 비가 왔는데 이를 춘향이 흘리는 눈물이라 했다고 전한다.
광한루의 구조: 시간을 넘어서는 곳. 즉 옥황상제가 있는 곳. 건물 앞으로는 물이 흐르는 데 이를 은하수(요천蓼川)이라 하며 그 옆으로는 엽귀가 피어있다.
바로 앞으로는 삼신산이 있으며 그 앞에 오작교가 있다. 조선 중기에 삼신산과 오작교 중간쯤에……
19세기에 사당을 짓다가 남원 부사들의 비석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을 발견했는데, 성안부사의 비석을 관찰하다 그의 딸이 춘향이일 것이라는 일화가 증명되지 않은 채 전해지고 있으며 조경남(趙慶男)이 <춘향전>의 작자로 알려져 있다.
전기수의 일화는 왕조실록에 기록 전해지고 있다.
‘ 성진이 나이던가
양소유가 나이던가’ 헤매지 않으시려면 교수님의 설법을 잘 들어야 하는데
강의 두 번째 시간은 우리의 자존심이신 이상진교수께서, ‘한국 창작동화에서의 엄마의 성 역할(교수님의 발표논문)’이란 제목으로, 이시대의 엄마의 역할을 여전하게 그리는 창작동화에 대해, 아직도 엄마는 ‘텅 빈 존재’여야 하며, ‘어머니의 신화’에 의해 자식의 재 생산물이 되고 있음을 논하시며, ‘어머니상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 몇 가지의 추천도서와 함께 “삶의 주기를 생각해 지나가는 역할(엄마)에 올인 하지 말고, 즉 엄마의 이름으로가 아닌 자기 자신의 이름으로 살 수 있기까지 자기계발에 힘쓰는 삶을 살라”는 고품질 강의를 해주셨다.
1부 특강이 끝나자 팔선녀 될 뻔했던 우리는 현실에서의 자신의 모습과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잠들지 않은 희망’의 건재를 확인했다.
성진이 용왕에게 받았을 거한 대접보다 더 융숭한 석찬(왜냐하면 우리는 꿈이 아니었던 까닭이라)으로 배불린 이들의 행렬,
교수님들과의 추억남기기, 박태상 교수님과 이호권 교수님
손종
이곳에 감사의 마음을 심어둔다.
나의 파랑새가 먹고, 자라갈 수 있게스리
여독(餘毒)이 있을 터인데도 이팀 저팀 모델을 자처하시며 학우들의 표정을 셔터에 담기까지 하시던 교수님,
지치셨는지 발코니에 계신 걸 포착한 우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 따라 올랐다.
교수님 曰, “사진은 자고로 자연스러워야 한다”시며, 어색하지 않을 포즈 연출을 하라신다.
에구구 고 기회마저도 그냥 두지 못하는 학우들 우르르 울타리를 치고
강당 안에서는 '학술제의 꽃'이라 불리는 2부를 자축할 촛불 준비가 한창이다.
모인 이들의 마음은 하나였으리,
‘모두의 마음속 희망이 훨훨 날 수 있는 튼실한 파랑새’로 자라가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케잌 나누기
스터디 경진대회를 ‘그룹전’과 ‘개인전’으로 나누어 치루며 국문과의 학문이 고품격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이어 전문인 못지않은 각 지역대학의 장기 자랑.
서울지역대학의 현란했던 ‘비’ 공연
밤의 허리를 풀어헤친 채 수많은 이야기 속에 꿈을 다진 이들의 활기찬 기행은 시작되고.
「춘향전」의 주인공 성춘향과 이몽룡이 이별의 정을 나누던 2층 정자 오리정(전라북도 남원시 사매면 월평리 소재).
“예전 양반네가 살던 마을 동구 밖에는 오리정이 있었다. 외지의 손님을 배웅할 때는 이 오리정까지 나와 배웅하는 것이 조상님 네의 오랜 풍습이었다.”라고 하시며,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 어귀에 오리정이 없으면 양반이 아니라는 말씀에 우리 동네 있는 ‘오리역’을 떠올리며, ‘혹 예전에 오리정이 있었던 곳이 아닐까 ’
은근한 생각을 해보기도 한
님과의 이별이 서러워 흘린 춘향의 눈물이 호수를 이루었다는 정자 앞 연못.
해마다 연꽃을 피우는 호수의 크기가 다른 이유가, 아마도 ‘춘향의 눈이 짝눈이었을 것’이라던 교수님의 말씀에,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에 춘향의 짝눈 달린 얼굴을 그려보기도 했다.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실려 있는 5편의 소설 가운데 첫 번째 작품으로 죽은 여자와의 사랑을 그린 명혼소설(冥婚小說),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의 근거지 만복사지이다.
이 비석은 아마도 혼인 전(前)에도 후(後)에도 외로웠던 노총각 양생(梁生)의 형상이려니
이번 여행의 의미를 한 뼘 더하여준 나의 벗 은수
만복사지(萬福寺址)에서 서로의 파이팅을 외치며.
전라북도 남원시 왕정동에 있는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창건된 것으로 보이는 절의 터. 사적 제349호.
《용성지(龍城志)》에는 도선(道詵)이 창건하였다 하고,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는 고려 문종 때로 되어 있다.
발굴조사는 1979~85년에 이루어졌는데 가람배치는 1탑3금당식(一塔三金堂式)으로, 탑의 북쪽과 남쪽에 강당과 중문이 있다.
인생의 영원한 테마 ‘사랑’놀이의 근거지 ‘광한루’에 들어선 기념으로
사랑은 빨강색일까 초록색일까 아니면 노란색일까
그 시절 몽룡과 춘향이 나누었던 사랑과 이 시대의 사랑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찍고(렌즈 속 렌즈)
찍고 (액자 속 액자)
또 찍어도
인어(人魚)도 아는 그 이야기의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오작교의 배경이 되었던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야기를 또 들어야 했다.
칠월칠석(七月七夕)에 견우와 직녀가 1년에 1번 만나게 된다는 설화로, 칠월칠석이 되면 견우성과 직녀성이 가까워지는 자연현상의 관찰에서 생긴 듯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409년 축조된 평양 덕흥리(德興里) 고구려 고분벽화에 은하수를 가운데 두고 앞에는 견우, 뒤에는 직녀가 그려져 있는 역사 속 칠석우(七夕雨)는 1년에 한 번 만난 견우와 직녀가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라는 천년(踐年)사랑 얘기를.
벗어놓은 신발 수 제곱보다 더 많은 이들의 걸음이 밟아 전해주는 고귀한 사랑의 이야기를, 아련히 들어왔고 또 아스라하기까지 전해져갈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콘텐츠로는 너무 협소하여, 교수님의 마음을 많이 안타깝게 하는 월매 집이다.
문학을 아끼는 이들의 마음이 자라고 자라, 우리 것을 세계화시켜갈 수 있기를 마음으로 한 컷
시간 저쪽과 이쪽을 이어주며 그 자리를 더 빛내온 우리 것, 우리는 그것을 지켜가야 할 의무와 소명이 있음을 다시 깨달았다.
지나는 세월에 몸 내주어 텅 비어 가면서도, 푸른 잎 서리서리 쏟아내며 우리 것의 건재를 알리기 위해 우뚝한 저 고목처럼.
올해도 ‘2010 한마음 학술제’를 개최하느라 분주했을 ‘전북지역 대’와, 한마음으로 참여해 학술제를 빛내준 각 지역 대와, 행사의 참여를 위해 마음을 쏟아낸 ‘서울지역 대’ 임원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우리 안의 ‘잠들지 않은 희망’이 全天候로 날아올라 제 꿈에 도달할 그날을 고대하며.
'—…³οο ı ĿØЦЁ УØЧ > ´˝˚³οο ı Łονё 旅程'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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