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박목월(1916 ~ 78)
배꽃가지
반 쯤 가리고
달이 가네.
경주군 내동면
혹은 외동면
불국사(佛國寺) 터를 잡은
그 언저리로
배꽃가지
반 쯤 가리고
달이 가네.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아름다운 시다.
아주 예쁜 언어의 스케치이면서도 여기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배꽃 가지 사이로 얼굴을 가리고 지나간다.
그것은 ‘경주군 내동면 불국사 근처’라는 ‘장소’가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 단단히 자리함으로써
자칫 음풍농월이기 쉬운 이 언어의 스케치를 아주 현실감 있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파블로 네루다는 그의 자서전에서 말했었다. “리얼리스트가 아닌 시인은 죽은 시인이다.
그러나 리얼리스트에 불과한 시인 또한 죽은 시인이다”라고.
이 빛나는 시적 표현을 박목월에게 적용시키면 어떨까. 오늘 아침 그의 수묵화 같은 시는 현실감을 준다.
아름다운 스케치의 소품 속에서도 불국사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출렁출렁거리는 것 같다.
그러면 네루다의 어법을 빌려 다시 한번 말하자. ‘그는 결코 리얼리스트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리얼리스트이다’라고. <강은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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