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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서 더 존경 받은 이순신 장군

수로보니게 여인 2009. 9. 22. 18:59

[주간조선] 중국·일본서 더 존경 받은 이순신 장군

박영철 차장대우 ycpar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09.22 15:51 / 수정 : 2009.09.22 17:35

이순신

명나라 수군 제독 진린 “하늘이 내린 장군” 극찬
일본 軍神 도고도 “이순신에 비하면 나는 하사관”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74호에 게재되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이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이 충무공은 불행하게도 내국인보다 외국인에게 더 높이 평가받았다. 충무공이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것에 대해 타살을 가장한 자살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충무공에 대해 높이 평가한 외국인으로 임진왜란 때의 명나라 수군제독 진린(陳璘)을 들 수 있다. 진린은 처음에는 충무공을 작은 나라의 장수라며 얕보고 함부로 대했으나 충무공으로부터 목숨을 구원 받은 이후로는 태도가 180도 바뀌어 충무공을 존경하며 따랐다.

진린은 사람들에게 “이야(李爺)는 하늘이 내린 장군”이라고 말했다. 야(爺)는 윗사람에게 붙이는 존칭으로 우리말로는 ‘어르신’ 정도의 어감이다. 진린은 나라에 낸 보고서에서 “이순신은 경천위지(經天緯地)의 재능과 보천욕일(補天浴日)의 공이 있다”고 극찬했다.

경천위지는 ‘천하를 잘 다스린다’는 뜻이다. ‘하늘을 깁고 해를 목욕시킨다’는 뜻의 보천욕일은 설명이 좀 필요하다. 우선 보천욕일은 ‘어마어마한 공적’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 중국 신화에서 비롯됐다.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보천’에 대한 이야기는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저술한 ‘회남자(淮南子)’의 ‘남명훈(覽冥訓)’에 실려 있다. 옛날에 물을 다스리는 신인 공공(共工)과 불의 신 축융(祝融)이 싸워서 공공이 패하자 화가 나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인 불주산(不周山)을 무너뜨렸다. 그래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갈라지며 홍수와 큰 불이 났다. 우주를 창조한 여신 여와(女     )는 강에서 ‘오색 빛깔의 돌을 골라 불로 녹여서 이지러진 하늘을 보수하고(煉五色石以補蒼天)’ 홍수를 막아 재앙을 다스렸다.

‘산해경(山海經)’의 ‘대황남경(大荒南經)’에는 ‘욕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태양의 신 희화(羲和)에게는 10개의 태양인 10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들은 동쪽 바다 밖 탕곡의 큰 나무인 부상(扶桑)에 살았는데 10개의 태양은 하루씩 번갈아가며 하늘에서 감시했다. 희화는 그날의 일을 맡은 아들인 태양을 늘 수레에 태워 바래다 주었는데 매일 아침마다 수레에 오르기 전에 ‘태양들을 데리고 감연에서 깨끗하게 목욕했다(方日浴于甘淵)’고 전해진다.

근세 이래 우리를 가장 괴롭힌 숙적(宿敵) 일본은 임진왜란이 끝난 뒤에도 이순신을 잊지 않고 존경했다. 일본에서 ‘군신(軍神)’으로 존경받던 러일전쟁 때 일본 해군제독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는 러일전쟁 전승축하연에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 좌중을 경악케 했다. 문답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넬슨과 당신을 비교하면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넬슨은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비슷한 수준의 함대로 싸워서 이겼다. 그러나 나는 러시아 발틱함대의 3분의 1 규모로 싸워 이겼다.”(도고 자신이 더 낫다는 뜻)

“조선의 이순신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이순신 장군에 비하면 나는 일개 하사관에 불과하다. 만일 이순신 장군이 내 함대를 갖고 있었다면 세계의 바다를 제패했을 것이다.” 1905년이면 일본이 한국을 사실상 식민지로 다스리던 시절이다. 식민지의 위인을 세계적인 위인보다 더 윗 반열에 올려놓은 도고의 발언은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세계적인 위인인지 짐작케 하고, 이런 훌륭한 조상을 비방하고 잊어버렸던 한국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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