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조용헌 살롱

동물의 왕국

수로보니게 여인 2008. 10. 8. 21:41

 

 

       

동물의 왕국         

 

보통 사람이 자살하면 주변 사람 수십 명 정도가 충격을 받는다. 많으면 수백 명이다. 그러나 연예인이 자살하면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이다. 이번에 최진실씨 자살은 적어도 국민 수천만 명이 충격을 받는 사건이었다. 내가 받은 충격을 압축하여 표현한다면 '존재와 무'였다. 자살은 갑자기 존재에서 무(無)로 사라지는 사건이다. 우리가 그토록 붙잡고 싶어하는 돈과 인기를 이미 손에 넣었던 존재가 한순간에 무로 사라져 버렸다. 돈과 인기도 '절대무'(絶大無)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인가?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생존에 대한 고통이 조금이라도 더 커지는 바로 그 순간에 자살한다. 평소에는 죽음의 공포가 생존의 고통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 이르면 고통이 공포를 추월하기 시작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근원적인 공포이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저절로 가지게 되는 공포이다. 이 공포를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데 자살은 이 본능적 공포에 스스로 자초해서 뛰어드는 행위이다. 얼마나 생존이 고통스러웠으면, 이 사대육신(四大肉身) 하나 건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는가!

 

생존은 고통이다. 생존에 따르는 고통은 인간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생물과 동물은 예외 없이 생존의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사자도 여차하면 사냥에 실패해서 배를 곯는다. 하이에나는 끊임없이 암사자가 잡아 놓은 먹이를 뺏어 먹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치타는 자기가 잡은 먹이를 표범이나 하이에나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먹이를 나무 위로 끌고 간다.

아프리카 영양은 끊임없이 초원을 뛰어다녀야 한다. 조금만 방심해도 치타나 사자의 이빨에 목덜미를 물린다. 누우 떼는 강을 건너다가 운이 없으면 악어에게 잡아 먹혀야만 한다. 끊임없이 먹고 먹히는 과정이 계속된다. 잠시도 쉬는 법이 없다. 말은 못하지만 동물들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의 왕국에서 자살은 거의 없다. 나는 오늘도 '동물의 왕국'을 본다.

        잡혀먹힐 때 잡혀먹히더라도 미리 죽지는 않는 그 강인한 생존의지를 배우고 있다.


                                                   입력 : 2008.10.07 22:08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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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it suicide 자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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