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조용헌 살롱

오동나무 예찬

수로보니게 여인 2008. 5. 13. 22:36

 

 

   오동나무 예찬

 

옛날 선인들의 글에 오동(梧桐)나무를 예찬한 글이 많다. "봉황(鳳凰)은 비죽실(非竹實)이면 불식(不食)이요,

비오동(非梧桐)이면 불서(不棲)요, 비예천(非醴泉)이면 불음(不飮)이라!". '봉황은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고,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를 않고, 예천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는 말이다.

봉황은 왜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를 않는단 말인가? 꼭 오동나무여야만 하는가? 오랫동안 오동나무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의문이었다. 그 의문을 올해 들어서야 풀었다. 오동은 5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해서 보름 정도 피어 있다.

보라색 빛깔이 도는 꽃이다. 나무 전체가 보라색 꽃들로 만발한다.

오동나무는 어느 정도 자라면 10m에서 15m까지의 높이에 이른다. 작은 나무가 아니다.

지금이 한창 꽃을 피울 때인데, 이때 보면 거대한 나무 전체가 보라색 꽃 덩어리이다.

필자가 글을 쓰는 휴휴산방(休休山房)의 대문 앞에는 10m가 넘는 오동나무 전체에 오동꽃이 만발하였다.

보통 꽃나무라고 하면 1~2m에 불과하다. 개나리, 진달래, 철쭉, 해당화, 노랑꽃창포가 그렇다.

이 정도 크기는 예쁘기는 하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위엄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오동나무에 꽃이 피면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풍당당함을 느끼게 한다. 100m 이상 멀리서 보아도 그 꽃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커다란 나무이면서 동시에 보라색 꽃나무가 되는 것이다. 오동나무 한 그루의 꽃만 가지고도

  주변 일대가 환하다. 이것이 오동의 특징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오동나무에 봉황이 앉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봉황 정도 되는 큰 새가 앉는 나무는 크기도 커야 한다. 작으면 부러지지 않겠는가. 크기만 하고 꽃이 없으면 안 된다.

  꽃도 있으면서 거기에다가 향기도 좋다. 오동 꽃의 향기도 라일락 향 못지않게 좋다. 오동나무에 봉황이 내려앉는 시기는

  일 년 중에 아마 지금일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 속성수이므로 20년이면 다 자란다.

  딸이 시집갈 무렵이면 오동나무를 켜서 장롱(欌籠)을 만들어 주었다. 오동나무 장롱은 가벼우면서도 좀이 먹지 않는다.

 

  장롱 재료로는 그만이다. 품격과 실용을 모두 갖춘 나무가 오동이다.


                                              2008.05.12 21:54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Spirit Land

 

 

 

            오동(梧桐)

식물a paulownia tree

                 오동 보아 춤춘다속담
                  Don´t build the sty before the litter comes. or Boil not pap before the child is 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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