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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자라는 나무

수로보니게 여인 2007. 10. 12. 17:29
        거꾸로 자라는 나무
                                            글/접시꽃

                                 

                                메울 수 없는 강 건너온

                                절룸발이 걸음 

                                말 배우지 못한 더듬이

                                실어증 앓고 

                                파도가 핥은 얇은 귀

                                저장된 양분 없어

                                야윈 몸뚱이만 덩그러니

                                 

                                바스락

                                제몸이 내는 소리에

                                놀란 얼굴 강물에 얹어보니

                                영혼 잃은 눈망울

                                일그러진 낮달만

                                표류(漂流)하는 강

                                 

                                달아난 시간 잡아당겨

                                마른기침 삼키며 옹아리 떼고

                                세월에 쓸려 얇아진 내이(內耳) 깊숙히

                                자음 모음 엮어 찔러 넣고

                                멀어져간 강줄기 거슬러

                                자라지 못한 자아 키워가는

                                거꾸로 자라는 나무

                                 

                                ** 만학도들이 펼치는 온라인 경연대회에 출전했던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