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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교도소/ [만물상]

수로보니게 여인 2008. 3. 12. 01:15

[만물상] 종교 교도소

 

1972년 브라질 변호사 마리오 오토보니가 가톨릭모임 '범죄자 보호·지원협회(APAC·아빠끼)'를 만들었다. 이들은 재소자 순화·교정 기능을 거의 해내지 못하는 브라질 교도소들의 개선방안을 연구했다. 아빠끼가 1984년 휴마이타 교도소 운영권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뒤 75%에 이르던 출소자 재범률(再犯率)은 4% 아래로 떨어졌다. 이곳을 거쳐간 520명 중 다시 교도소에 들어온 사람은 20명밖에 안 됐다.


   휴마이타 교도소는 재소자가 들어오면 "이제 당신의 마음에는 사랑이라는 수갑이 채워진다"며 수갑을 풀어준다. 재소자들은 3단계 재활 프로그램을 거친다. 처음에는 행동을 통제받지만 잘 적응하면 반(半) 자유 상태가 되고 나중에는 교도소 밖으로 일하러 다닌다. 성경 공부와 새벽 기도 같은 종교활동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곳의 중심은 신앙심 두터운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교도소를 운영하며 재소자들의 멘토(조언자)가 돼 석방 후까지 돌본다.


   

   휴마이타 교도소의 성공을 본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종교 교도소를 세웠다. 재소자 교화활동을 벌이는 국제교도(矯導)선교협의회도 1992년 종교 교도소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미국에선 1997년 텍사스를 시작으로 아이오와·캔자스·미네소타 등에서 '속 사람의 변화, 자유의 첫걸음'(Inner Change, Freedom Initiative·IFI)이라는 교도소 내 종교 교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뉴질랜드·노르웨이·영국도 뒤를 따랐다.  

 

   한국 개신교계가 1995년부터 추진해온 '아가페 민영교도소'가 4월 경기도 여주에서 착공된다. 전국 교도소의 전과 2범 이하 재소자로서 남은 형기가 1~7년인 60세 이하 남자 중 원하는 사람 300~500명을 수용하게 된다. 이들은 신앙훈련, 상담, 문화·예술 치유, 직업훈련을 받는다. 출소 후엔 멘토와 직장·가정·교회가 힘을 합해 재활을 돕는다.


   교도소 운영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것은 급증하는 재소자와 재범률을 국가가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교정회사가 등장해 전체 재소자의 10%를 관리할 만큼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교정보다 효율을 앞세우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래서 비영리 종교 교도소가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한편에선 선교 목적이 아니냐,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그런 우려에도 귀를 기울이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

                                                        
2008.03.11 22:15 이선민 논설위원 sm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