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아빠이십니다.
지난 1월 26일에 필리핀 '바기오 시'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둘째 아들네로 가셨답니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다 알지 못하는 우리는, 주님의 나라를 이 땅위에 세우시는 일의 일환으로 믿고,
두 분이 떠나시는 걸음을 그저 바라봐만 하는 아린 가슴을 갈무리해야 했답니다!

떠나시기 전에 조카 하영이네(둘째 딸/ 남대문 선교 센터) 집에서 일주일을 머물러 계시게 되었답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음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서걱거렸지만,
우리는 두 분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건강히 지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저는, 또 이유가 될 수 없는 이유로 미리 찾아뵙지도 못하고 있다가, 전 날에서야 찾아뵙게 되었답니다.

바기오 시에서 하시게 될 이러저러한 일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우리의 어린 시절의 얘기도 하는 중에
엄마와 우리 자매는 타임머신을 이용한 여행을 하며 빛바랜 삶의 페이지 속을 들춰보기도 했답니다.

동생네 두 딸, 하영이랑 예진이랍니다. 얼굴이 예쁜 만큼 마음도 예쁜 두 조카는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랍니다.

피아노 연습을 조금만 게을리 해도 제 엄마의 사랑의 속삭임(잔소리)이 , 한 옥타브(octave) 높은 음으로
귓전을 건반삼아 너울거릴 텐데, 기회를 잡은 순간의 취미도 빼 놓을 수는 없나 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까지 와 있으니/아이들의 심리)

막내 재인이랍니다.
개구쟁이 대회가 있으면 아마도 대상은 따 놓은 당상 일 텐데, 그런 대회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삼 남매를 키워내는 모습이 가히 프로급이랍니다. 제 남편에게는 무서운(?) 존재로 군림(?)하면서…
** 그렇지만 동생이 현모양처라는 생각을 하는 나의 마음은 '팔이 안으로 굽는 까닭' 인지 모르겠습니다.

개구쟁이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네요ㅎ 사진을 찍자니까 얼굴과 몸은 다 감추고 발만 내 놓고 있습니다.
개구쟁이 조카에 버금가는 개구쟁이 이모가 그 걸 지나칠리 만무지요. 그래서 얼른 발을 찍었답니다.
찍고 보니 '얼굴이 잘난 사람은 발도 잘 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ㅎㅎ

떠나시기 전날 밤,
옛날 얘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는 손녀들에게 울 엄마 나 어릴 때 들려주시던 옛날 얘기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동지섣달 긴 밤, 문풍지를 흔드는 바람도 겨워 깔딱거리는 숨고르기로 깔고 앉은 제 그림자 흔들던 불빛이,
등잔불이었는지 호롱불이었는지 기억도 이스라한 내 유년 시절의 그 때처럼…
참으로 오랜만에, 이고 든 생각을 접어두고 강과 산이 몇 번 변했을 그 시절을 추억해 봤답니다.
풍요하지만은 않았던 때의 빛바랜 추억이 지금 내 영혼을 포만감으로 출렁이게 하는 것은.
내 기억의 언저리를 맴도는 엄마 목소리가, 눈부신 햇살보다 더 정겹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쪼록, 모세와 함께 하셨고,
여호수아와도 함께 하셨으며,
그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시는 중에
이 땅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해 가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두 분과 가시오시 선교센터위에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은혜로 함께 하시기를 감히 소망해 봅니다!
Write It Down Make It Happ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