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승부가 분명하게 나는 분야는 위계 질서가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분야가 위계 질서가 확실한가? 첫째 검술(劍術) 분야이다. 칼은 승부를 확실하게 가른다. 패자는 죽어야 한다. 칼로 승부를 결정지었던 일본의 사무라이문화는 그래서 위계 질서가 분명하다. 말이 필요없다. 조선은 칼 대신에 상소문(上疏文)의 자구(字句)를 가지고 권력 투쟁을 했기 때문에 말이 많고 쉽게 승복할 수 없었다. 둘째 바둑이다. 바둑은 무승부가 없다. 심판의 편파 판정 시비도 없다. 어린 이창호에게 스승인 조훈현도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셋째가 펀드인 것 같다. 이 세계에서는 학벌, 외모, 집안 배경, 인맥 그 어느 것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꿩 잡는 게 매다. 어떤 펀드가 수익률이 높은가. 이 수익률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당연히 수익률에 따라 위계 질서가 정해진다. 요즘 서울 월급쟁이들의 화제 가운데 하나는 '미래에셋'이라는 펀드 회사다. 미래에셋을 창립한 박현주(50) 회장은 '대한민국의 재테크를 바꾼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작년에 무려 15조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현재 우리나라 전체 펀드 투자액 가운데 약 40%가 미래에셋에 집중 투자되어 있다고 한다. 만약 미래에셋이 잘못되면 여기에 투자한 대한민국 월급쟁이의 상당수는 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적인 주가 하락 국면에서 미래에셋의 박 회장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박 회장의 관상은 전형적인 무장(武將)의 얼굴이다. 무장도 그냥 무장이 아니다. 검객의 단호함과 예리함 그리고 바둑 고수의 치밀함과 조직적인 사고를 모두 갖추고 있는 얼굴이다. 그의 얼굴 중에서도 특히 눈썹이 독특하게 생겼다. 문에 나온 그의 사진을 보면 양쪽 눈썹의 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다. 양쪽 눈썹 형태가 'V'자 비슷하게 보인다. 이렇게 눈썹 꼬리가 위로 올라간 눈썹을 관상 용어로는 '앙미'(昻眉)라고 부른다. 앙미를 가진 사람은 기가 아주 강하다고 나온다. 고대 사극에 나오는 북방계의 매서운 장수 눈썹이기도 하다. 옥쇄(玉碎)를 당하더라도 목숨 살려 달라고 항복은 하지 않을 관상이다. 그가 과연 이 펀드전쟁의 포위망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돌격할 것인가, 버틸 것인가, 항복할 것인가?
2008.02.01 23:00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 Copyright ⓒ 조선일보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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