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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다섯

수로보니게 여인 2016. 8. 22. 23:29
[가슴으로 읽는 시] 마흔다섯

 

입력 : 2016.08.22 03:02

마흔다섯

자꾸 입안이 헐어서 병원을 찾았으나 낫지 않는다
한의사 친구를 찾아갔더니 맥도 짚어보고 입속도 들여다보더니 처방을 해줬다
마음을 좀 곱게 쓰고 상처 주는 말을 좀 그만하라는 게 처방의 전부였다
나는 성질이 못돼먹어서 자꾸 입병이 난다고 했다
말로 남에게 상처를 줘서 더 그렇다고 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황태처럼 구석에 처박혀 겨울을 났다
입안 상처가 그냥 다 나았다

―김남극(1968~)

 

 

입병이 난 시인은 병원을 찾아간다. 한의사는 놀리는 말로 마음을 곱게 사용해야 상처가 낫는다고 말한다. 드세고 거친 말을 삼가고, 몸가짐과 언행을 조심해야 입병이 낫는다고 농치듯이 조언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처방대로 했더니, 좋은 말을 못 할 바에야 (마른 황태처럼) 묵언을 했고, 또 내 마음을 풀었더니 입병이 감쪽같이 나았다고 한다.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입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했다. 나쁜 말은 자기 자신을 찍는다. 시인이 썼듯이 때때로 '고요와 살림을 차리'고 살고, '쌀을 쏟듯 갑자기 나도 모르게 마음을 어딘가에 쏟아놓'았다면 내가 마음 쏟은 곳을 유심하게 살피면서 살아야겠다.

  • 문태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