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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독서의 해’ 추진 위원장 문용린 교수

수로보니게 여인 2012. 8. 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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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학자이자 40대에 교육부 장관을 지낸 문용린 교수. 그는 저서 <행복한 도덕 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도덕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성취를 가능케 하는 지력 혁명>에서는 개인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로 서야 하는데,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독서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문용린 교수가 이번에는 '독서 전도사'로 나섰다. 바로 '2012 독서의 해' 추진 위원장을 맡은 것.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일이라며 '독서야말로 교육과 사회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독서의 해'를 시행하지만, 일본은 이미 꾸준한 독서를 권장하는 '아침 독서 운동'이나 '독서의 해'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독서를 하나의 복지 사업으로 추진하는 국가도 있고, 핀란드는 독서 증진 부서를 따로 두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독서를 증진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가질 수 있다는 의식 때문입니다. 사회적 양극화는 '학력'이 아니라 '독서'에서 발생한다는 개념인데,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지식을 쌓고 성장하는 데 책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이제 강요보다는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지난 3월 9일 '독서의 해'가 선포된 이후 4월 '세계 책의 날', 5월 '가정의 달', 6월 '서울 국제 도서전', 7월~8월 '휴가철 독서하기' 등 매달 다른 주제로 독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문용린 교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며, 지난 5개월간의 행적을 설명했다.
"4월 21일 국립중앙도서관 '책 다 모아' 행사에서는 '소통’과 '나눔’을 주제로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이 시 낭송, 시 노래 등을 했으며, 집에서 잠자고 있는 책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책 기증' 행사와 훼손된 책을 진단하는 '책 건강 진단'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6월 20일에 열린 '국제 도서전'에서는 '인문학 카페', '만나고 싶은 작가와의 시간', '독서 릴레이 토론회'를 가졌지요. 그리고 지난 5월 24일 동대구역에서는 전국으로 뻗어 있는 철도처럼 독서 환경이 확산되기를 바라며 정호승 시인과 함께하는 독서 나눔 사업 '책책폭폭 책 드림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6월 29일에는 대전역에서 박범신 작가가 독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기도 했습니다."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고 있는 문용린 교수는 누구보다 독서의 힘을 잘 알고 있다. 한국 문학 전집과 세계 문학 전집을 읽으며 청소년기를 보냈고, 성인이 되어서는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다. 그는 독서가 우리를 완전한 인격체로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소설을 예로 들자면, 우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으며 대리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 속에 나를 대입시키는 거죠. 책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혹은 할 수 없는 체험까지 담겨 있습니다. 인물의 사고를 통해 고결한 삶을 추적하고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이지요.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을 반복하게 하고 삶을 총체적으로 반성하게 해요. 이것이 한 권의 책이 스승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독서는 궁극적으로 우리를 완전한 인격체로 만듭니다."
많이 읽고 깊게 읽으려고 노력한다는 문용린 교수. 그는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몇 권의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중학생 시절에는 명작을 자주 봤습니다. 한국 소설은 이광수, 박계주, 김동리 작가의 작품을 즐겨 읽었고, 독일 문학 중에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데미안Demian>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기도 합니다. 저도 주인공 데미안처럼 싱클레어Sinclair, 소설 인물를 통해 깨우친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지와 사랑Narziss und Goldmund>에서는 '나르치스Narziss'와 '골트문트Goldmund'라는 두 인물을 통해 예술과 삶의 관계에 대해 배웠습니다. 소설 속 인물이 제게는 스승인 셈이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감동과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책보다 감각적인 책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그랬듯 청소년들이 흥미 위주의 책보다는 고민을 안겨 주는 책을 통해 인생의 스승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자기 계발서가 많이 유행하고 있는데 유명한 사람의 성공기를 읽는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이 180도 달라지진 않습니다. 인문 서적을 통해 스스로 고민해야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해'를 통해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용린 교수는 앞으로 독서 문화가 정부 정책의 일환이 되어야 한다며,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서 강조했다.
"정부 정책으로 책 읽는 문화를 고착시켜야 합니다. 독서는 국민이 올바른 사고를 갖게 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지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요. 온 국민이 교양과 상식을 갖게 된다면 사회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책을 자주 접할 수 있는 도서관이 전국 곳곳에 많이 있어야 해요. '독서 진화'라는 말 들어 보셨어요? 책을 읽는 수준도 발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독서 수준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만 합니다. 도서관의 다양한 책을 통해 독서 편식에서 벗어나면 더욱 균형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 문제에 대한 편향된 시각도 버릴 수 있지요. 독서 진화가 이루어지면 시민 의식과 교양이 높아질 것입니다."
독서 문화의 발전을 꿈꾸는 문용린 교수는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 교양과 상식을 높이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며, '2012 독서의 해’의 남은 행사들을 소개하였다.
"2012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독서의 해’ 행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8월에는 '사람과 문화가 함께하는 가람길 이야기 여행', '대학생 독서 토론 대회'가 개최됩니다. 또한 10월에는 세계 유산 연계 체험인 '창덕궁 후원에서 만나는 한 권의 책' 행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국민들이 더욱 책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무엇보다 올해가 지나도 독서 인구가 줄지 않기를 바랍니다."

문용린 교수가 추진한 '독서의 해'는 올해가 지나면 끝나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남아 전국 방방곡곡에 책 읽는 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독서의 해’를 바탕으로 그가 꿈꾸는 이상적인 교육이 시작되고 있다.
취재_김지혜 ㅣ 사진_김병관
문용린
1947년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대학원 교육 심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한국교육개발원 도덕교육연구실 실장을 거쳐 교육부 장관을 지냈으며 현재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 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로 있다.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상임 위원,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미네소타대학교 풀브라이트Fulbright 교환 교수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