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엔돌핀 팍팍

빗소리

수로보니게 여인 2007. 4. 28. 23:10

   빗소리

 

     황금찬

 

 

 여름 숲속에서

 비를 맞는다

 손을 펴 머리를 덮어 보나

 그것은 의미가 없었다

 차라리 젖는다는 생각을 버리자

 몸 전체를 비에 맡겨본다

 참 편하다.

 넓은 나뭇잎에 지는 빗소리는

 쇼팽의 피아노 변주곡을

 윤혜경의 연주로

 듣는 것 같다.

 1943년 봄이다.

 내가 세를 들어 살던 집 딸이

 무사시노음악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처녀였다.

 그가 달이 있는 밤이나

 비가 오는 저녁이면

 쇼팽의 곡을 많이 연주했다.

 여기는 마요르카 섬이 아니다.

 나뭇잎이 무성한 숲속이다.

 발을 옮기면 연주기법이 달라진다.

 아다지오를

 칸타빌레

 나는 지금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듣고 있다.

 비 오는 숲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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