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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시라고 해주세요”

수로보니게 여인 2009. 12. 17. 17:11

 

 [조선데스크] “이것도 시라고 해주세요”

  • [조선데스크] “이것도 시라고 해주세요”  박해현 문화부 차장 hhpark@chosun.com
    입력 : 2007.04.06 23:19 / 수정 : 2007.04.06 23:55
    • 박해현 문화부 차장

      ‘이봐 이쯔이, 거울 밖의 네 얼굴은 꼭 내 얼굴 같구나/ 우리 서로 첫눈에 반해버렸지만/ 단 한 번의 키스도 나눌 수 없어/ 이제부터 나는 기다란 수염을 달고/ 아무런 화면도 보여주지 않을 거야…’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의 새로운 시경향을 대표하는 황병승 시인의 시 ‘버찌의 계절’ 일부다. 거울의 안과 밖이 대화를 나누는 듯한 초현실주의적 환상이 펼쳐지면서 동성애를 암시하는 듯한 요설이 전개된다. 과연 이것도 시라고 해야 하나? 

     

      또 다른 젊은 시인 김근의 시 ‘어제’는 이렇다. ‘엄마 나는 저 눈깔들이 무서워요 무서워할 것 없단다 얘야 지느러미나 혓바닥이 내릴 날 있을 거다 저것들은 엄마가 죽인 아기들의 눈깔인가요? (중략) 얘야 너 같은 건 다 거짓말이란다’.

      난해할 뿐만 아니라 구역질날 정도로 엽기적이다. 여기에다가 90년대 후반 이후 젊은 여성 시인들은 입에 담기 민망한 단어들을 거침없이 시에 쓰는 것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환상, 요설, 외설, 엽기로 무장한 이 괴상한 젊은 시인들이 일으킨 돌풍의 핵은 양대 시동인(詩同人)이다. 1999년 결성된 ‘천몽’ 동인과 2002년 등장한 ‘불편’ 동인이다. 특히 ‘천몽’ 동인을 이끄는 시인·평론가 권혁웅이 동세대 시인들을 ‘미래파’라고 명명한 뒤 시단에서 ‘미래파’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낯선 피의 침입’이라든가 ‘바퀴벌레 시인들’이란 표현도 사용된다. 그런데 ‘천몽’과 ‘불편’은 동인을 표방하면서도 지금껏 동인지 한 권 내지 않았다. 과연 동인이 맞는가 라고 물으면 “당연하지~”라고 답한다. ‘미래파’ 시인들은 “80년대 선배 시인들은 특정 이념을 중심으로 모였지만, 우리는 각자 개성을 인정하면서 동시대 젊은 시의 다양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동인을 만들었다”고 동인의 성격보다 각자의 개인성을 강조했다. 동인지를 내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는 “출판사들이 잘 팔리지 않는 동인지를 선뜻 내주지 않는 현실”이라며 코를 찡긋거리지만 “우리는 주요 계간지가 폐간돼 발표 지면이 없었던 80년대 시인들처럼 발표 매체를 확보하기 위해 동인지를 애써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신문사 문학담당 기자의 책상에 쌓인 문학계간지 봄호만 해도 15종이 넘는다.

      기세를 올리는 ‘미래파’ 시인들이지만 기성 시단으로부터 쏟아지는 집중 포화를 피할 수 없다. ‘소통 불가능하고 유희적이고 자폐적인 언어를 쓰는 철없는 시인들, 장광설과 환상과 엽기로 특징짓는 진지하지 않은 일군의 시인들’이란 욕을 먹고 있다.

      게다가 ‘미래파’ 시인들은 시의 시대로 불렸던 80년대 선배 시인들과는 달리 시 독자가 상당수 줄어든 시적 공황기를 맞고 있다. 시집 초판 2000부 이상 소화하는 시인이 다섯 손가락을 꼽기 힘들 정도다. 가뜩이나 줄어든 대형 서점의 시집 코너에 가면 유명 중진 시인들이 다른 시인들의 시를 골라서 엮은 시선집들이 독자를 다 앗아가고 있는 판이다. 오죽했으면 시인들이 현실과 문학 제도에 모두 불편하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아 ‘불편’이란 동인을 결성했겠는가.

      그래도 상당수 ‘미래파’ 시인들은 “우리 시에도 서정이 있고, 운율이 있다”고 우긴다. “원래 시는 독자가 많지 않았다. 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과거와는 다른 독법으로 새로운 시를 읽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감히 훈시한다. 앞 세대가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미래파’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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