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旅程

적바림속의 하루/신망애 편

수로보니게 여인 2008. 12. 31. 21:45

 

     

 

 또 한해가 저문다. 돌아보면 저무는 한 해는 늘 속절없다. 지나간 적바림 속에는 사람들과의 숱한 약속이 빼곡하

   게 적혀있지만 누구를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에 남아있는 날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게 지나간 적바림 속의 하루를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대로 보낼 수 있었음이 감사하다. 

울울했던 날 다 빼 쓰고 남은 4일중에 하루(12월 28일), 기독 아가페는 상봉에서 반가운 조우를 한 뒤 신망애로 향했다. 사무실에 도착해 출석체크를 하는 중이다. 오랜 만에 만난 35회 강영자 후배의 부부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출첵하는 회장님과 졸업의 아쉬움이 남아있는 시간의 반비례로 자라간다는 영자씨,

 한해의 마지막에 걸린 날을 보람 있게 보내려는 마음으로 참석했다는 말이 물먹은 솜처럼 가슴에 스며드는 건,

  팔을 다쳐 곤욕을 치르다 아직 붕대를 감은 팔로 출현한 상희씨의 인간미 때문이었을까!

   고적하기만 한 신망애 마당을 들어섰을 때 누군가가 말했다. 어, 김린주 선생님이다”라고….

                  그 소리는 쓸쓸한 마당가를 따스한 날의 햇빛처럼 내려앉았다.

     온통, 훔치고 싶은 예술적 지식으로 충만하신 샘님과 바위처럼 듬직하게 자리를 지키는 임춘선 후배님  

         신망애 뜰처럼 그윽한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찬희씨와,

         생각이 구르는 소리가 또랑또랑 들릴 것 같은 향미씨의 대조적 모습.  

   아름다운 얼굴들을 담느라 여념이 없는 춘선 후배와 희숙씨의 친구 김명희?씨와 깊은 사색에서 깨어난 찬희씨.

      출첵을 마치고 모두 주방으로 이동, 팀으로 나눈 해물 손질 대결….

   해물 중에 내가 엄청스레 좋아하는 오징어 손질팀. 나중에 주방 언니가 이 오징어를 넣고 부쳐준 부침개에 뽀얀

   곡주 한잔을 건네며 나누었던 정 역시 많은 시간이 흘러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우리의 가슴속을 흐를 것이다.   

     웃지 않는 얼굴이 오히려 생소한 살인미소의 주인공 임진태 회장님과,

        아직 온전하지 않은 팔이지만 온 마음을 실어 사랑을 나누는 상희씨의 미소가 삼삼하다. 

     잘라내야 할 지느러미와 그냥 두어야 할 지느러미를 구분해 손질하는 명희씨.

    그녀에게 한수 배우며  탁탁탁 토막을 치는 찬희씨와 그 속의 내장을 손질하는 나와 춘선 후배님.

                    한 겨울 속의 진미, 시원한 동태찌개를 생각하는 손놀림이 푸근하다.  

    주방 일이 어색하지 않은 린주 선생님의 만능 탈랜트다운 모습! 이런 모습 처음이야… 

           횡을 이룬 모습이 조그만 허술함도 용납하지 않을 듯…

      설거지통에 들어가기 전, 잔반을 정리하는 회장님과 신망애 친구

       말없이 자신의 일에 충실한 명희?씨와 35회 영자씨의 든든한 후원자인 그녀의 남편 김00씨 

일과를 모두 마친 후, 처음 참석하신 린주 선생님의 소감을 듣는 시간….

                              학교외의 장소에서 봉사를 하는 따뜻한 우리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샘님의 소감…

 빼곡했던 날들을 다 빼 쓰고 남은 한해의 귀퉁이 12월의 하루를,

        적막하기만 한 신망애 자락에서 삼삼오오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60년대식 포즈로 한 컷  

    ‘한 해 동안 수고 했노라’는 포상을, 삼겹살 파티로 배 터지게 수여받았다.

                        이 포상을 수여한 이는 역시 삼삼회의 멋진 영자씨

지글지글 뽀글뽀글, 왁자지껄 오손 도손…

                      마음을 흐르는 우리의 정은 내려앉은 어둠보다 더 진하게 가슴속을 흐르고

    다리가 저리도록 앉아 세밑 정을 나누다 자리를 털고 일어났을 때는,

     아직 비우지 못한 고기 접시가 포만감을 안은 우리의 뱃속을 그리워하며 부석하게 울고 있었다. 


     스스로 세웠던 약속 앞에 겸허한 마음 추켜들고 기도하자, 

     그리고 지나간 시간의 적바림을 오는 날의 적바림으로 바꾸어 현재진행형으로 남기자.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는지 기억에 남은 날들이 많지 않은 속에서,

          이 날 나눈 마음을 2008년 적바림 속에 지워지지 않을 기록으로 새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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