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5]
살아온 날들… 그 글썽임이 별빛으로 빛나 사랑은 서로 껴안는 것이다. 함께 살며 나란히 앉는 것이다. 또한 사랑은 서로 눈을 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 저녁이 내리는 뜰에 내려가 하늘을 우러르는 사람이 있다. 하늘의 눈동자에 눈 맞추는 사람이다. 하루의 삶 중에서 가장 경건한 시간일 것이다. 반성과 겸손의 시간이다. 일 년으로 치면 가을이고 인생으로 치면 노년이다. 차분하게 어둠 속을 응시하며 살아온 날들을 정리해보는 시간. 하나 둘 생겨나는 별과 함께 하나 둘 되살아나는 기억 속의 인연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 다정한 웅얼거림처럼 유난히 빛나는 딱 하나의 별. 아내여도 좋고 아들이어도 좋다. 뼛속 깊이 새겨진 연인이어도 좋다. 그 글썽임, 가슴 깊이 저려오는 글썽임이 빛난다. 밥을 먹으며 삼킨 눈물, 길을 걸으며 혼자 웃던 웃음, 앓아 누워 그립던 손길, 이제는 덤덤함 속에서 문득 빛을 튕기는 그 사람. 그 유별한 인연의 희로애락이 어둠의 겹처럼 차례차례 짙어지고 또 그만큼 빛을 더하는 별이 밤새도록 이마 위에서 사운 대고 있다. 사랑하는 이를 멀리 보내고 나서 그 보낸 이와 눈 맞춰보고 싶은 심사가 바로 '저녁에' 수없이 떠오르는 별을 헤는 일일 터. 그 중 유별나게 다가오는 별 하나를 웃음과 눈물로 동시에 마주하는, 그것은 이별 이후의 또 다른 사랑의 자세이다. 입력 : 2008.10.08 04:56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 일러스트=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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