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11강] 두 번째 문장 쓰기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지난 시간에 한 줄로 제목 쓰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두 번째 문장 쓰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모든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문장입니다.
그 첫 문장을 뒷받침하는 게 두 번째 문장입니다.
사람도 그렇죠. 첫 인상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좋은 첫 인상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두 번째 인상이 중요합니다.
글쓰기의 최대 적이 뭐냐...
배신이야 배~신! (넘버3 버전)
단테가 <<신곡>>에 적었잖아요. 배신 때리면 지옥 가느니라.
독자에게 배신 때리지 않으려면 두 번째 문장을 잘 써야 합니다.
그럼 두 번째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첫 문장의 꼬리를 꽉 물고 써야 합니다.
두 번째 문장의 존재 이유는 첫 문장에 있어요.
첫 문장이 꽃봉오리라면 두 번째 문장은 꽃가루입니다.
우리는 이제 “그래서”, “왜냐하면” 같은 접속사와 친해져야 합니다.
제가 형식을 제시할 테니, 여러분께서 빈 곳을 채워주십시오.
제시 문장은 이겁니다.
“글쓰기는 **이다.”
이걸 첫 문장으로 쓰시고요,
두 번째 문장은 아래 둘 중 하나를 골라 쓰세요.
(그래서) 이러하다.
(왜냐하며) 이러하기 때문이다.
시인 이성선이 쓴 시, “뿌리 없는 램프 하나”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산을 바라보는 일은 산을 뛰어넘는 일이다.”
물론 시에서는 그 이유가 생략돼 있지만, 두 번째 문장을 쓴다면 아마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산 너머의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시인이 될 필요는 없지만 평소에 시를 많이 읽어두면 어휘를 구사하는 수준이 높아집니다. 시 많이 읽으세요. 시를 읽어보신 적 없으면 나희덕의 시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 예시 하나 더 들게요.
영화 잡지 <씨네21>에 배우 로버트 드니로에 관해 언급한 구절이 있었습니다.
“로버트 드니로는 오래전부터 ‘우리 세대 최고 배우’였다.”
여기까지 첫 문장이고요,
두 번째 문장은 이렇습니다.
“그는 자신을 무색무취하게 만들어 그 명성을 다스렸다.”
첫 문장을 꽉 문 상태에서 새로운 정보까지 주고 있죠?
어떤 배역이든 그 역할에 녹아들어간다는 말이지요.
좋은 문장입니다.
첫 문장의 꼬리를 꽉 물고 쓰십시오.
꼬리를 무는 글쓰기가 좋은 글쓰기입니다.
꼬리를 물고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첫 문장을 써 놓고 한 번 삐딱하게 보세요.
그리고 썩소를 날리며 이렇게 말하세요. “그래서 어쩌라구?”
이걸 전문용어로 '객관화'라고 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보편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 거죠.
전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우리나라'라는 말 대신 '대한민국'이라고 쓰고, '요즘'이라는 말 대신 '2008년 8월'이라고 쓰거라.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요...
어느 필자의 자기소개를 보니까, 첫 문장이 이렇더군요.
"광부의 딸로 태어났다.”
삐딱하게 보세요. 그래서 어쩌라구? 그러면 첫 문장이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첫 문장이 잘못되면 두 번째 문장 쓰나마나 예요.
저 필자의 두 번째 문장이 이렇게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나...”
이거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그러나를 씁니까? 완전히 뜬금없는 두 번째 문장입니다. 이렇게 쓰면 안 되죠.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이렇게 계속 엉켜요.
두 번째 문장을 잘 쓰는 또 다른 비법이 있습니다. 이제 얘기 안 해도 다 아실 것 같은데요...
바로 범주입니다.
범주를 잘 지켜야 합니다.
삼천포로 빠지지 않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쓰기, 하나로 꿰뚫기(공자님, “일이관지”)
이것들은 모두 같은 원리에 관한 관용 표현입니다. 바로 범주 지키기죠.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들은 소설가, 교수, 학자, 기자... 이런 분들이 쓰는 글을 대개 모범으로 삼지요? 잘못된 방법입니다.
학자라고 해서, 기자라고 해서 다 글 잘 쓰는 거 아니거든요.
가수라고 해서 다 노래 잘하는 거 아니잖아요. 요즘엔 노래 잘하는 가수 찾는 게 오히려 더 어렵죠.
예전에 글쓰기를 잘 하려면 모방을 잘 해야 한다고 제가 말한 적 있어요. 맞아요. 모방 많이 해야 해요. 대신 좋은 것을 모방해야죠.
좋은 글인지 그렇지 않은 글인지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손쉬운 판별 기준은 범주예요.
우리가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고전들은 모두 범주를 철저히 지킨 작품들입니다.
범주를 잘 지킨 글을 모방하세요.
여러분은 딴 거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범주만 지켜서 쓰십시오.
범주 원칙만 터득하면 여러분들이 글쟁이들보다 훨씬 더 잘 쓰실 수 있습니다.
썩소를 날리십시오. “그래서 어쩌라구?”
물론, 다른 사람에게 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먼저 썩소를 많이 날리세요.
자기소개서 쓰는 법 배웠지요? “저는 교육자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이건 좋은 문장이 아니라고 했죠? 이런 문장은 처절하게 씹혀야 해요. “그래서 어쩌라구?” 계속 되물으세요.
그럼 잠시 지난 주 내용을 잠깐 복습해 보죠. 한 줄로 제목 쓰는 연습을 했는데요, 청취자들이 올린 글 몇 개만 소개합니다.
1001 번호 쓰시는 분 :
남편이 사춘기 아들에게 보낸 메일 제목 : 〃네 어미 가슴을 아프게 하지 마라〃
=> 모든 메시지가 다 담겨 있는 확실한 제목입니다. 훌륭합니다.
1476 쓰시는 분 :
「반도체 네트워크」모바일 기술세미나 6월13일(금)
=> 역시 좋은 제목이죠. 바쁘면 굳이 지금 열어보지 않아도 될 겁니다. 제목에 내용이 함축돼 있으니까요. 이런 게 좋은 제목입니다.
* 반면에 아쉬운 제목도 있었습니다.
“보고싶다 친구야 ㅋㅋ”
=> 좋은 제목이 아닙니다... 누구냐 너...
“응모하신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 왠지 스팸 메일 냄새가 솔솔 나죠? 제목만 봐서는 도무지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다면 제목을 다시 작성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세 번째 문장 쓰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모든 글은 세 문장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모든 긴 글은 이 세 문장의 확장입니다. (끝) 이강룡 http://read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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