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It Down Make It Happen`

글쓰기 고수되기 3

수로보니게 여인 2007. 11. 16. 20:38

글쓰기 고수되기3 2007/04/23

   

타당한 생각

  글쓰기에 있어서 창의적인 생각은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이것이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생각한 내용이 독자에게 수용되게 위한 요건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생각의 내용이 윤리적으로 받아드려져야 한다.

한 사회에는 그 사회 구성원 다수가 어떤 사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통적인 윤리적 틀이 있다.

그것을 보편적 윤리라고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사회의 상식이나 윤리의식의 틀을 깨뜨리고자 하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의 윤리 의식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게 되더라도, 주장하는 바에 정당성을 얻으려면 그것보다 더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윤리 의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즉, 한 사회의 윤리 의식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상위의 인류 보편적 윤리를 전제로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에서는 소녀에게 성인이 될 때 할례를 시행하는 일이 일반화 되어있다. 이는 정숙한 여인을 만들기 위한 윤리적 행위이자 상식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러한 관습적 의례가 

그릇된 윤리의식의 소산이라고 주장하면서 타파하고자 할 때에는, 인류 보편적이고 기초적인 윤리 의식의 기반인 개인 신체의 자유나 반 폭력 등의 인권 의식을 전제로 하여 논리를 펼쳐야 할 것이다.

   둘째, 글에 기술된 내용은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어떤 문제를 다룰 경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제시해야 한다.

만일, 지난 호에서 말한 브레인스토밍의 방법으로 얻은 갖가지 연상들을 떠오르는 바대로 기술한다면,

그 내용은 그 사람을 정신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정신과 의사나 정신 분석 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일 뿐일 것이다. 즉, 듣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 내용에 대해서 일관성을 찾지 못하고 이해하기조차 어렵다면,

그것은 단편적인 생각의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더라도, 막연하게 글을 써 가다보면,

글의 방향이 잡히지 않고 내용이 산만하게 전개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해서 되풀이하는 꼴이 되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로 학생들의 글에서 가장 흔하게 드러나는 단점이다. 

따라서, 집중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쓰기 전에 미리 주제를 확정하고 그 주제를 부각하기 위한 

내용들을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생각의 내용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스스로 굉장히 훌륭한 표현의 문장이나, 번득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될지라도 그것이 글 전체의 흐름이나 주장과 무관할 때에는 오히려 글의 독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셋째,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와 관련되는 대상, 즉 사물, 사람, 집단, 사회에 대한 올바를 이해가 전제 되어야  한다. 글을 읽다 보면 전혀 엉뚱한 방향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부분은 글을 쓰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예비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혼자만의 그릇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은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필요한 정보와 학문적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는 성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보다 잘 정리할 수도 있고, 글의 신뢰도를 높일 수도 있다.

단, 필요한 문서나 인터넷을 찾아서 참고 하였을 때에는, 그 내용에 대해서 반드시 참고 또는 인용했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넷째, 글에서 주장하는 바가 자신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다.

자기가 평소에 흥미로워하고 심각하게 고민해 본 문제일수록, 그것에 대한 글은 진지하게 엮어 나간다.

마음속에 별로 관심도 없으면서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글이거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주장을

기술한다면, 그 글이 자기 자신에게 호소력이 없듯이 남에게도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다섯째, 보편타당한 것이라야 한다. 

아무리 독창적인 글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들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내용으로 채워질 수는 없다. 만일 그러한 글이 있다면 반응이 없는 공허한 독백에 지나지 않을 것 이다. 

앞서 윤리성의 문제에서 언급했듯이, 글에서 주장하는 바를 타당성 있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더 큰 범주의 보편타당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보편타당한 내용으로부터 독자의 공감을 얻은 다음,

그것을 토대로 한 논리적 과정 속에서 자기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기술해야 한다. 

 

                                                        오충연 ㅣ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