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동심의 창'을 열어요
오늘부터 '현대시 100년 연속 기획…
한국인의 애송 童詩 연재'
"동시는 단순해 보이지만 성인시 못지 않은 감동"
"한국 현대시 100년을 여는 첫 작품으로 꼽히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1908년 《소년》에 실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 현대시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 동시로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이준관 시인)
"동시는 단순해 보이지만 읽으면 성인 시 못지 않은 감동을 줍니다. 동심이란 창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 깃든 보편적 원체험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기 때문입니다."(박두순 시인)
한국 현대시 100년을 맞아 조선일보가 연재한 〈현대시 100년…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의 후속으로 〈현대시 100년 연속 기획… 한국인의 애송 동시〉가 오늘부터 본지에 연재된다.
〈고향의 봄〉 〈감자꽃〉 〈나뭇잎 배〉 등 가장 순수한 심성으로 인간과 자연, 사랑을 노래해 오랫동안 한국인이 읊어온 동시들이 매일 아침 독자를 찾아간다. 주옥 같은 동시들을 선정하기 위해 시인과 평론가들이 추천 및 선정위원으로 기획에 참여했다. 이상교 한국동시문학회장을 비롯해 동시 시인 이준관 박두순 정두리 신형건씨, 시인 김용택 최승호 안도현 신현림씨, 아동문학평론가 김용희씨 등 10명은 지난달 말 '한국인의 애송 동시' 선정 작업을 벌였다.
▲ 동시 선정위원들이 연재할 동시를 고른 뒤 꽃 앞에 모였다.
왼쪽부터 시인 김용택 신현림 신형건 이준관 이상교 박두순 정두리 최승호씨와 아동문학평론가 김용희씨.
사진기를 들고 있는 어린이는 신현림 시인의 딸이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각자 10편씩 추천한 결과, 시인 72명의 작품 126편이 1회 이상 추천을 받았다. 이원수의 〈고향의 봄〉이 총 8회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권태응의 〈감자꽃〉이 7회로 뒤를 이었다. 추천 결과에 대한 의미, 현대시 100년을 맞아 동시 문단에 주어진 과제 등을 주제로 위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상교 동시문학회장은 "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동시 부흥을 위해 동시화(童詩畵)전시회와 동시 낭송회 등을 준비하고 있던 터였다"는 말로 동시 연재를 반겼다. 정두리 시인은 "추천 받은 작품들을 보니 동시의 지평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시들"이라며 "이를 토대로 지난 100년간 동시 문단이 이룬 성과를 압축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용택 시인은 "노래로 된 시, 교과서에 실린 시들이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 작품들이 많은 사람에게 읽혔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재를 통해 더 많은 동시가 독자와 만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현직 의사이면서 아동문학 출판사도 운영하는 신형건 시인은 "동시의 문학적 가치가 이번 기회를 통해 주목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동주 동시집을 내기 위해 자료를 조사해봤더니 120여편의 시 가운데 30편 이상이 동시였고, 50편 정도는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시였다"며 "문학사적으로는 이런 부분들에 대한 연구와 평가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신현림 시인도 "김소월 김기림도 동시를 썼고, 백석의 시도 사투리를 표준말로 바꿔 읽어보니 동시가 되더라"며 거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동시를 즐기지만, 고학년에 오르면서부터 동시를 멀리하는 문화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이준관 시인은 "동시가 여전히 1960~70년대 창작 틀에 갇혀 있다"며 "어린이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동요가 나오려면, 먼저 동시 쓰는 우리가 참신한 노랫말을 만들어 보급해야 한다"고 했고, 신형건 시인은 구체적으로 "7·5조의 음수율을 벗어나 새로운 호흡으로 시를 써 보자"고 제안했다.
2008.05.11 23:44 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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