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7일, 어느 플래닛을 통해서 우연히 알게된 '하이디 하우스'
이 곳 게시물을 보고 새로운 폴더를 만들었었다. 폴더 이름을 '꼭 가봐야 할 곳' 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디는 살아있는 영혼의 집" 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조병화 시인님의 詩碑......
정말 이곳은 '영혼이 치유될 수 있는 곳' 이라는 생각이든다.
이유인즉, 인위적으로 꾸며 놓은 것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자연 친화적 카페' 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이곳 하이디 하우스에 대한 얘기를 경민씨에게 하였더니,
자기가 그곳을 안다며 지나가는 말처럼 '언제 한 번 가보자' 는 약속(?) 을 한적이 있다.
그렇긴 해도 서로 시간이 그리 여유가 없는 삶인 탓에 갈 수 있는 시간 만들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지난 토요일, 어찌어찌해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진 곳, 광릉 수목원 뒷동네를 모처럼의 여유로운 마음으로 찾아드니,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거짓말처럼 알프스에 온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시간이 멈춘 듯,
세상사에 그 어떤 시름도 이곳에 머무는 시간 만큼은 작은 알프스의 하이디가 다 흡수하나 보다^^
살진 돼지 no, 배고픈 소크라테스 yes~! 나의 지론과 일맥상통......
사진에서 보았던 촌장님이다. 검은 장화에 청 멜빵 바지를 입은......
렌즈가 포착하지 않은 경민씨, 언제 그 앞에...... "하이디하우스의 야경을 잡았을 뿐인데......"
一擧三得......^^
노천 카페의 원조로 불려지는 그는 "작은 것에 기뻐할 줄 아는 삶" 의 지론을 편단다.
그의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은, 그런 삶의 철학에서 묻어 나오는 초연함이리라!
놀래라~! 나 올줄을 알았다네~^^
내 마음 그곳에 가고 싶음을 어찌 알았을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惡한 그림자조차도, 이곳 하이디하우스엔 서식하지 못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惡으로 불려지는 많은 일들이 문명이 떨어뜨린 소산이라 생각한다면,
자연인으로 빚어진 인간은 자연속에서의 삶일수 있을 때, 惡으로부터의 유혹을 멀리할 수 있다." 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문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所有慾에 악이 存在하기에......
"추억이 피어나는 언덕" 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는 황금찬님의 詩碑~!
정말로 이곳 하이디하우스는, 요소요소에 추억으로 가는 구름 다리가 놓여 있다.
안개처럼 피어나는 추억을 못 만난다면, 그는 분명 가슴이 너무 황폐해진 까닭이리라.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작은 문을 열어주는 곳......
무엇보다 人間愛를 찾을 수 있는 작은 알프스 하이디......
조금 이른 탓에 키 큰 장다리 꽃을 볼 수 없었던 아쉬운 마음~!
장다리꽃 필 때쯤 한 번 더 가볼 수 있으려나? (왠 욕심)
야경과 맑은 공기, 봄바람의 살랑거림에 이끌려 설레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을 때,
검은 안경테가 잘 어울리는 촌장님, 완전 자연인으로 모델이 되어 주셨다^^
그러면 텁수룩한 수염에 구수한 이미지의 촌장님이 알프스의 작은 소녀 하이디~?
'작은 음악회' 매주 토요일마다 있단다.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어느 무명인(?)의 서정적인 노래가 용암골 골짜기같은 내 마음 계곡을 아직 빠져나가지 못했을 때,
방금전까지 시골 무슨무슨리의 맘씨 좋을 것 같은 이장님의 모습을 하고 계시던 촌장님,
언제 멋스러움 가득 풍기는 시인+ 사진 작가의 모습으로...... 역쉬~~^^
KBS방송국을 비롯해서 독창회를 일곱번이나 가졌던 누구라는데 이름 소개를 잘 못들은 탓에......
^^ 미안스러워라!^^
좌측 기타치는 아저씨(인형)들 서있는 뒤에 서울대 음대 재학생인 피아니스트가 반주를 하고 있다.
천상의 목소리와 음색 좋은 촌장님의 하모니~!
그렇게 작은 음악회는 청학리 어느 산골짜기에서 깊어가고......
우리 예쁜 경민씨는 음악에 도취해서, 상큼 발랄은 다 출장 보내고 완전 센치한 여인(?)이 되었었다.
음악회 시작할 때 삼행시 글제가 적힌 메모지를 나누어 받았다. 글제가 '두견이' 로 되어 있는.....
Feel이 없어 안 쓴다고 하는 나를 경민씨가 가만 둘이 없다. 그날 따라 유난히......
그도 그럴 것이 뽑히지 못하면 무슨 망신~? 누구는 벌써 써 놓고 느긋한 여유로 나를 보채고......
겨우 말머리를 찾아 명쾌하지 못한 글을 써 내고, 10분후의 발표를 기다리며......
근데 나 왜 이리 뚱뚱 아줌마야? 그런거야? 정말 큰일이네~^^
밥이 너무 맛이 있어 다이어트는 못하겠고...... 우짜면 좋을꼬? 이제보니 심각하다 아이가!
삼행시를 지어내, 함께 써낸 누구랑 보기좋게 '차상' 에 당선(?) 되어 그런대로 체면유지를 했다.
이날의 아름다울 수 있었던 시간을 사그라드는 모닥불속에 살며시 묻어두었다.
묻어둔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자락은, 이제 꺼지지 않을 불씨로 우리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작은 음악회와 함께 따뜻한 봄날의 작은 알프의 하루는
용암골 골짜기의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고, 아쉬운 마음으로 우리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불과 얼마되지 않은 지나간 어느날,
우연히 이곳 하이디를 발견한 나는 '꼭 가봐야 할 곳" 이란 폴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날을 기대했었다.
이런 작은 소망까지도 "바라는 것의 실상"임이 증명되는 하루였기에,
나는 또 다른 "바라는 것의 대한 실상이 이루어질 날" 을 기대하는 작은 꿈을 꾼다.
초대의 글
청학리에서
넥타이처럼 구겨진 오솔길 따라
용암골로 오세요
소리봉 넘어온 하현달
박꽃 호롱불 들고 마중 나가
고운 소금 뿌려 놓은 듯한 메밀밭으로 모실게요
메밀밭 사잇길 걸어 원두막에 앉으면
고향의 작은 둠벙 같은 연못엔
메밀꽃 송아리 은하수로 흐를게요
시와 음악과 계명주에 취하면
그 은하수 오작교로 보일게요
웃지 않으려 입을 막아도
실금실금 웃음이 빚어져 나오는 이 밤
시인이여,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여
우리 첨벙첨벙 오작교 건너보지 않으려오
2006년 시월 열사흘
시인 양재일
** 2006년 10월 13일
15회 하이디하우스 시낭송회 시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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