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13 03:12
[가슴으로 읽는 한시] 한가로운 거처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한가해지자 이끼 빛깔 한결 푸르고
낮잠을 깨자 매미 소리 더 서늘하다.
쓸쓸하여 안석에 기대앉았더니
적막한 게 선방이 따로 없구나.
산수가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이요
문장이 늙음을 물리치는 처방이군.
마음에는 담아둔 일 하나도 없어
그윽한 맛이 차 맛처럼 길고 길어라.
閑居
苔色閑來碧(태색한래벽)
蟬聲睡後凉(선성수후량)
蕭然聊隱几(소연요은궤)
寂爾卽禪房(적이즉선방)
山水忘憂物(산수망우물)
文章却老方(문장각로방)
心無關一事(심무관일사)
幽味似茶長(유미사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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