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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이적

수로보니게 여인 2012. 8. 13. 14:19

 

http://youtu.be/MJvlEI6-hYw

 

 

 

 

 

 

 

 

 

이적/ 달팽이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 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래를 흥얼거렸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 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 줄 바다를 건널 거야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