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8]
그대와 나 사이에 '섬'이 있다 사랑은 수렁이다. 빠지면 황홀은 물론 고통도 함께 온다. 이재무(50) 시인이 발견한 사랑은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의 거리와 깊이'. 그것은 수렁이며, 수평과 수직이 따로 없이 서로에게로 휘어질 수 있는 어떤 '사이'다. 시의 제목은 〈제부도〉지만 제부도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대부도가 있어야만 하는 이 시에서 혼자만으론 완전해질 수 없는 결여를 채우는 것은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 수 있는 빛나는 사이인 것. 이 '사이'에선 인간의 언어가 구사하는 모든 대립항들이 원초적으로 뭉개지며 얽힌다. 이 얽힘, 이것이 사랑이다.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처럼, 마주 선 당신과 나 사이 한 발짝만큼의 거리에서 태평양이 숨쉬기도 하고 우주가 숨쉬기도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것은 '사이' 때문. 사람과 사람 사이처럼 사랑에도 '사이'의 비밀이 있어야 오래도록 가슴을 덥히는 사랑의 추억을 가질 수 있다. 이 시는 이재무 시인의 연시집 《누군가 나를 울고 있다면》에 들어있다. 지천명의 나이에 펴낸 이 시집 속엔 솔직하고 열정적인 사랑의 고백과 희구가 가득하다.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는 다른 시에서 이렇게 노래된다. '더 이상 비밀이 없는 삶은 누추하고/ 누추하여라 사랑하는 이여, 그러니/ 내가 밟아온 저 비린 사연을 다 읽지는/ 말아다오 들출수록 역겨운 냄새가 난다'(〈비밀이 사랑을 낳는다〉 부분) 입력 : 2008.11.16 22:48 김선우·시인. 일러스트=이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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