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 시인은 “나도 / 여느 시인들처럼 / 꽃을,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나는 늘 거리에 서야만 한다”며 고단한 노릇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는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늘 함께 해왔지요. 하지만 정직하고 겸손한 그에게 ‘배후’나 ‘선동’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시인을 움직이는 힘은 어떤 조직이나 이념이 아니라, 저 살아 숨쉬는 자유의 바람과 낮은 곳으로 흐르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무너진 담벼락과 걷어 채인 좌판을 통해 우주의 아름다움과 사랑을 노래해 온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