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이 달빛 아래서 보낸 한가위 | 2007/10/09 |
접시꽃 | http://planet.daum.net/wise1004-1/ilog/1079450 ![]() |
![]() ** 점점 내곁에 머무실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 가는 울 엄마 아빠... 봄이 여름이 되고, 여름이 가을이 되기까지 찾아 뵙지를 못했다. 아니 안했다고 함이 더 옳은 표현이리라! 학교, 등교 없는 날은 우리 신망애 친구들에게 가야 하고, 가게 이사까지 겹친것이 이유라고는 하지만 어찌 그런 이유로 엄마 아빠를 찾는 일이 차 순위로 밀려날 수 있겠는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두 번의 계절을 세월의 저쪽 강물 속으로 흘려 보내고... 이번 추석 역시~~, 그러다 퍼뜩 '두 분이 얼마나 더 내 곁에서 나의 지지자로 머물러 계실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순간... ![]() 전화로 '조금 후에 출발 할게요' 라는 말씀을 드려놓고도, 여전히 네모 상자 안에서 자음 모음을 엮고 있었다. 금방 전화가 온다. "이모 어디야?" '응, 하영이구나, 언제 왔어? 이모 조금 후에 출발 할 게' 그러고도 또...
"이모 어디야?" 이번엔 재인이다. 에궁 전화통에 불이 난다. 할 수 없이 일어난 마음이 그제야 조급해 진다.
** 서둘러 집근처 다달았을 때, 뭐 사갈 거 없어? 하고 울 동생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삼겹살을 사오란다. ![]() ** 삼겹살 파티 전초 작업... ㅎㅎ 작은 식탁을 준비하면서 '금방 어두워질텐데~' 우려하는 내 말은 어두운 허공속으로 숨어 들고 ... ![]() ** 금새 전등을 내 오신 울 아버지 맥가이버가 되신다. 장대를 가져다가 뚝딱뚝딱 기둥을 세우시더니 높이를 조절해 대낮 같이 환하게 해 놓으신다. 삶의 연륜에서 습득된 기능이라기 보다는, 모처럼 모인 자식들을 즐겁게 해 주시기 위한 깊~은 마음에서 솟아나는 아버지들만의 가슴속에 잠재된 '자식애' 의 손끝이 빚는 예술이리라! ![]() ** 에궁~, 성격 급하신 울 아빠 아직 삼겹살이 구워지지도 않았는데... 채식류 보다는 육류를 좋아하는 울 예쁜 조카들은 숟가락 입에 물고 삼겹살을 기다리고... ㅎㅎㅎ ![]() ** 예쁜 내 동생, 제 신랑과 부지런히 삼겹살을 구워댄다. 사돈 어르신과 하영, 예진, 재인, 글구 저와 제 남편(이 호칭 맞나), 이케 여섯 식구를 봉양하면서 터득한 기술이 가히 놀랄만 하다. 시집가기 전엔 제 밥도 안챙겨 먹던 깍쟁이여서 엄마 속을 꽤 터뜨린 경력이 화려(?)한데... ![]() ** 엄마 속 터뜨렸던 지난 날을, 시집가서 아이들 낳고 엄마 입장이 되어서인지 요즘은 엄마에 대한 孝心이 꽤 지극하다. 물론 제 방식대로여서 그것도 가끔 엄마를 답답(?)하게 할 때도 있긴 하지만... ![]() ** 고기 없으면 밥먹는 시간이 길어지는 울 조카들, 금새 밥을 두 그릇(뻥이요)씩 먹고... , 어데로 갔나~ㅎㅎㅎ ![]() ** 세상에 요로케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밤을 보셨나요? 울 아빠가 이 못난 자식들을 주시고자 만지며 가꾸신 손길이 역역한...! 이런 글 쓰려면 가슴이... ㅜㅜ ![]() ** 수저를 놓으실 새도 없이 일어나신 울 아빠 밤을 굽고 계신다! '천천히 하세요' 라는 우리의 만류는 밤하늘 허공으로 던져 버리시고..., 一片丹心 자녀들을 먹이기 위한 맘 하나로... 에궁...ㅜㅜ ![]() ** 제 아이들 챙기느라 이제야, 내가 꽤 많이 쌈을 싸서 입에 넣어줬는데... 아이들 먹다 남은 음식 정리를... ㅎ ** 시집 가기전에 그 깍쟁이 기질 다 어디로 갔는지... 부모와 자녀 사이는 참 不可思議한 일이다! ![]() ** 어느 사이 예쁜 하영이가 제 엄마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에구 할머니도 같이 찍을 일이지, ![]() ** 달을 볼 수 없다던 기상청 예보를 맞춰주기 보다는, 우리 가족의 따뜻한 정이 흐르는 모습을 엿보려는 듯, ![]() ** 쬐끔 얼굴을 내밀던 흐릿한 달이, 디카를 집어드는 순간 제 얼굴을 더 많이 내밀어 준다 ㅎㅎㅎ 내 마음을 잘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니 '달은, 내 마음의 소원을 잘 알고 있으리라!' 나만의 생각ㅎㅎㅎ ![]() ** 싸늘한 기운이 우리를 집안으로 밀어 넣어..., 가을 국화향 같은 이야기로 가물가물한 밤을보내고 상큼한 시골 공기와 가족애의 따뜻함에 눈을 뜨고 마당에 나와을 때, 부지런한 울 아빠 쓸 것 없는 마당을 구석구석 다니시며 줏어내고 뽑아내고 다듬고 하는 손질을 하고 계셨다. 에고, 한 평생을 저리 부지런하게... ![]() ** 이른 아침인데 벌써 마실꾼이 오셨다. 아니 지나치시다가 마당가에 주차해 놓은 차를 보고 들어오셨단다. 갈 때 마다 뵐 수 있는 엄마네 옆집에 사시는 아주머니신데 참 따뜻한 마음을 소유하신 분이시다! ![]() ** 잠시(10분도)를 가만히 못 계시는 울 아빠... (내가 오랫동안 전화를 안 드리면 먼저 전화를 하셔서 "아빠다" 그케 말씀 하신다. 그래서 가끔 아주 가끔, 아버지의 대한 글을 쓰게 될 때는 나도 이케 표현을... 글 속에서만...ㅎㅎㅎ ) ![]() ** 마당 관리가 힘들어 고추를 많이 심으셨단다. 온 마당에 탐스러운 고추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저 많은 고추를 먹을 자녀들 중에, 제일 많이 먹는 울 동생 목사네 가족이 올 봄에 필리핀으로 선교를 나갔다. ** 누가 다 먹어드려야 하나? ![]() ** 완전 무공해... 어쩌면 배추를 이렇게 예쁘게 가꾸셨는지...! ![]() ** 아침 저녁으로, 보고 싶은 자녀들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 보시며 물주시고, 벌레도 잡아주시며 가꾸어 오셨을 아버지의 비어져 가는 마음을 가늠해 본다. ㅜㅜ ㅠㅠ ![]() ** 우리들 대신 엄마 아빠를 바라봐 주고 떠들어(짖어)대는 우리집 복실이... 처음엔 동네가 떠나가도록 짖어대가도 금새 제가 짖어대야 할 대상이 아님을 깨닫는지 꼬리를 높이 들고 그윽한 눈망울로 바라본다 ㅎㅎㅎ ![]() ** 국화향 이야기가 배어있는 울 엄마방... 넝쿨이 환상이다. 엄마에 대한 아빠의 셈세함이 덮여진듯한... 아까 그 반질반질 하던 밤이 매달려 있던 밤나무... 지붕 위까지 솟아 올라있다. 아빠의 사랑을 먹고... ![]() ** 엄마의 마당 가꾸기...! 제 삶들 살아내느라 바쁜 자식들..., 비어져 있는 아빠의 마음을 보살피듯...! 에궁~, 가슴이... ㅜㅜ ![]() ** 끊임없이 무슨 얘기인가를 주고 받으시며..., 때로는 눈을 흘기시고(엄마만) 때로는 함박 웃음 지으시며... ![]() ** 이 글을 쓰며 왠지 그토록 정겹던 집안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훌쩍~, 하룻밤을 지내고 떠나와버린 우리들의 빈 자리가, 지금 내가 엄마 아빠를 생각하며 느끼는 쓸쓸함으로 저 집안을 기웃거리지 않기를...! ![]() *** 내 이런 마음을, 수줍은 얼굴을 잠시 내밀어 준 저 달은 알겠지! ** 잠시이긴 하지만, 제 얼굴을 내밀어준 달 아래서 보낸 한가위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家族愛' 의 흐름으로 가슴속에 남아 나의 삶을 메마르지 않게 해 주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잡아당겨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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