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ood neighbor is better than a brother far off(가까운 이웃이 먼 일가보다 낫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4월이 되면 늘 생각의 언저리를 맴도는 시, <껍데기는 가라> 라는 싯구를 떠올리게 되는….
앞산에서 뒷산으로, 이 마을 허리를 타고 저 동내 등짝으로 빠르게 기어오르는 진달래의 만화방창은,
민주화를 외치며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다 산화되어간 영혼의 피 터짐인 듯,
동학년(東學年) 곰나루 그 날의 아우성인 듯, 한라에서 백두까지 제 몸 터치며 붉게붉게 퍼져나간다!

민주화의 화신들이 피의 댓가로 이루어놓은 이 황홀한 계절에, 우리에게 주어진 초록 시간들을
온갖 꽃들의 유혹을 뒤로하고 지난 20일 삼삼오오 마음을 모아 평소와 다름없이 신망애로 달려갈 수 있었음은,
굳이 “껍데기는 가라” 라는 소리 없는 웅얼거림을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닐지라도
우리 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자력이 우리를 그 곳으로 인도하였던 까닭이리라


다른 동아리 행사로, 참석 인원이 ‘소수’일거라는 생각은 역시 우리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며
선 후배를 비롯한 참석 인원 15명이 출석 체크를 하고 있다 

1989년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된 이래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정하여,
'정의 사회 실현'의 일환으로 매 해 지방마다 갖가지 행사를 치루며 장애인을 위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그런 거창한 일은 할 줄 모른다.
그저, 삶의 사이사이 작은 틈새를 내어 하루를 그들이 머무는 곳을 방문하고, 오고가는 길목(주방)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새털 같은 웃음을 날려줄 뿐, 그들의 욕구에 가까이 가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종종 걸음걸이를 치다 늘 아쉽고 미안한 마음으로 황급히 돌아올 뿐이다
.


우리 삶에서 그런 틈새의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향미씨의 맑은 웃음과, 오랜만에 함께하신 은평 오라버님이 사뭇 반가운 마음이다

수술 후, 야윈 어깨가 더욱 작아진 왕 오라버니의 출현은 우리의 행보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 주신다

삼삼회 재흥 씨 내 기억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것 같다

그의 성실한 일면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바지 허리춤을 자주 치켜 올리는 순수한 청년이다)

신망애의 멋진 청년 광선씨가 다가와 앉으며 어저께 장애인의 날이었는데 “왜 안 왔느냐
”며 따지듯 묻는다.
우리의 사정을 알리 없는 그에게 ‘그래서 오늘 왔잖아요’란 말을 건네 보지만 그래도 사뭇 아쉬웠던 마음인 듯
그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한다. 늘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간절함의 표현이리라 


주말과 휴일이 더 바쁜 울 친구 코스모스…
그녀가 함께한 이번 신망애의 행보는, 4월이 껍데기가 아닌 싱그러움의 순간으로
보(步)와 보(步)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만화방창의 색채를 이루는데 일조를 더해주었다

내가 엄

청 사랑하는 선녀 선배님과 영애 후배… 

우리의 ‘서로 앎’의 시간은 이곳 신망애를 통해 더 깊어져 간다. 학교나 다른 곳에서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이 아니면 알 수 없는(동기가 아니기에 더욱… ) 

에구에구 허리야

커다란 한 밭 데기의 분량(거짓말 아님)의 파를
겨 다듬고…

아까운거 하나라도 놓칠세라
팔방 찾고 또 찾으며… 

은평 오라버니의 마당 쓸기… 구석구석 쓰레기는 쓸고 또 쓸고 


성실함의 표상 아가페 회장… 

정말로 군 시절 취사반장으로 지냈는지의 여부는 확인된바 없지만, 칼질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음은
그 말을 믿어야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수준이다. 폼 

끝내줘요


삼사회의 성숙 후배언니…



자기 의지가 확실한 듯한 모습이, 돌아보면 언제나 있어야할 자리에 있을 법한 믿음직스런 모습이다


사계절이 머무는 신망애 제일 높은 곳(?)… 

연초록 잎과 가을빛 단풍, 그 위는 사철푸른 소나무(?)로 층을 이룬 곳에서의 맛있는 저녁식사 

장난이 아닌 분량의 파 손질을 완존 끝내고 숨고르기 할 사이도 없이 교대로 식사를 했다

(막간을 이용한
거운 축구시합
당근 못했지요)
그래도
요

짜자잔 오늘의 하이라이트 접시 닦기…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가 아닌
, “닦고 확인하고
팔방 정돈하자”


이상


우리의
회장님을 포함 15명은, 4월도 주어진 날의 하루를 자칫 날아가 버렸을 초록의 틈새 속에 

만화방창(萬化方暢)한 진달래꽃 빛깔로 숨겨놓을 수 있었음이 사뭇 감사한 마음이다 



껍데기는 가라
신 동 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이 밤, 조용한 마음으로 함께한 이들의 삶의 틈새마다, 세상이 빼앗지 못할 행복이 가득 가득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삼창을 띄워 보련다


